classzine옛사람이 지킨 온도 · 가장 뜨거운 곳에서 · 열을 막는 재료와 방법

5학년 2학기 · 과학 · 열과 우리 생활

1억 도와 영하 270도 사이

대전에 있는 KSTAR 본체예요. 가운데 은빛 원통이 플라즈마를 가두는 자리고, 위에 태극기가 걸려 있어요.

대전에 있는 KSTAR 본체예요. 가운데 은빛 원통이 플라즈마를 가두는 자리고, 위에 태극기가 걸려 있어요. · 사진 Michel Maccagnan (위키미디어 공용) · CC BY-SA 3.0

겨울에 언 얼음을 여름까지 두려던 사람들이 있었고, 1억 도를 붙잡아 두려는 사람들이 지금 있어요. 이 호는 열을 막고, 붙잡고, 흘려보내는 자리 열 곳을 모았어요. 경주에도 대전에도 고흥에도 있는 자리라 이름과 주소로 찾아볼 수 있어요.

기사 10꼭지

이번 호

열 꼭지. 돌로 지은 얼음 창고에서, 타면서 몸을 지키는 방패까지

  1. 01옛사람이 지킨 온도겨울에 언 얼음을 여름까지 두었어요
  2. 02옛사람이 지킨 온도불을 눕혀 기어가게 만든 방
  3. 03가장 뜨거운 곳에서1억 도와 영하 270도가 한 장치 안에 있어요
  4. 04가장 뜨거운 곳에서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옷
  5. 05가장 뜨거운 곳에서타면서 몸을 지키는 방패
  6. 06가장 뜨거운 곳에서발사대에 물을 쏟아붓는 까닭
  7. 07열을 막는 재료와 방법거의 다 공기인 고체
  8. 08열을 막는 재료와 방법열여섯 겹으로 지은 옷
  9. 09열을 막는 재료와 방법창가에 기른 초록 커튼
  10. 10열을 막는 재료와 방법에어컨 없이 지은 쇼핑센터

옛사람이 지킨 온도

2꼭지
01
옛사람이 지킨 온도경주·청도·안동·창녕 · 조선시대부터

겨울에 언 얼음을 여름까지 두었어요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도 여름에 얼음을 썼어요. 그 얼음은 지난겨울에 언 것이었고, 돌로 지은 창고가 그동안 녹지 않게 지켜 주었어요.

경주 석빙고예요. 잔디를 입힌 낮은 언덕처럼 보이고, 가운데 아래쪽에 돌로 쌓은 출입구가 나 있어요. 사진에는 지붕 위 환기 구멍이 잘 보이지 않아요.

경주 석빙고예요. 잔디를 입힌 낮은 언덕처럼 보이고, 가운데 아래쪽에 돌로 쌓은 출입구가 나 있어요. 사진에는 지붕 위 환기 구멍이 잘 보이지 않아요. · 사진 Christophe95 (위키미디어 공용) · CC BY-SA 4.0

한 줄로 말하면겨울에 떠 온 얼음을 돌 창고에 쌓아 두고 여름까지 썼어요.

7기지금까지 남아 있는 석빙고 (북한 해주 포함)

는 얼음을 넣어 두던 창고예요. 겨울에 강에서 얼음을 떠다가 쌓아 두었다가 여름에 꺼내 썼어요.

기록을 보면 얼음을 떠서 저장하는 일은 신라 때부터 있었어요. 지금 남아 있는 석빙고는 모두 조선시대에 짓거나 고쳐 지은 것들이에요.

남아 있는 석빙고는 경주·안동·창녕·청도·현풍·영산, 그리고 북한의 해주까지 일곱 곳이에요. 그 가운데 청도 석빙고가 1713년에 지어져 남한에서 가장 오래됐어요.

경주 석빙고는 경상북도 경주시 인왕동에 있어요. 1963년에 보물로 지정됐어요. 밖에서 보면 잔디를 입힌 낮은 언덕 같고, 한쪽에 돌로 쌓은 출입구가 나 있어요.

안으로 들어가면 천장이 무지개 모양으로 둥글게 짜여 있어요. 이 둥근 천장 사이사이에 환기 구멍을 내서 공기가 드나들게 했어요.

지붕은 두 겹이에요. 바깥쪽은 진흙으로, 안쪽은 화강암으로 만들었어요. 진흙은 열이 드나드는 것을 잘 막아 주는 재료예요. 이렇게 열이 드나드는 것을 막는 일을 이라고 해요.

바닥 한가운데에는 물이 빠져나가는 길인 배수로를 팠어요. 5도쯤 기울여 놓아서 얼음이 조금 녹아도 그 물이 밖으로 흘러 나가요. 녹은 물이 고여 있으면 나머지 얼음까지 상하니까요.

얼음은 그냥 쌓지 않았어요. 나 짚을 사이사이에 넣어 쌓았어요. 그러니까 석빙고 한 채에는 땅을 파 내려가는 일, 두 겹 지붕, 환기 구멍, 기울인 배수로, 왕겨와 짚이 한꺼번에 들어가 있는 셈이에요.

국가유산청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 설명한 석빙고의 짜임이에요
석빙고의 장치무엇을 하나요
땅을 파고 지은 자리바깥 더위에서 멀리 떨어뜨려요
진흙과 화강암 두 겹 지붕바깥의 열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요
천장 사이사이의 환기 구멍안에서 더워진 공기가 빠져나가요
5도쯤 기울인 배수로녹은 물을 밖으로 내보내요
얼음 사이에 넣은 왕겨와 짚얼음끼리 열이 오가는 것을 막아요
02
옛사람이 지킨 온도한반도 전역 · 2천 년 넘게

불을 눕혀 기어가게 만든 방

서양의 벽난로는 불이 서 있고 연기가 곧장 위로 올라가요. 온돌은 불을 눕혀 놓고 방바닥 아래로 기어가게 했어요.

경복궁 아미산에 있는 굴뚝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이에요. 붉은 벽돌 면마다 소나무와 사슴 같은 무늬를 새겨 넣었어요. 온돌에 불을 때면 그 기운이 방바닥 아래를 지나 이런 굴뚝으로 빠져나가요.

경복궁 아미산에 있는 굴뚝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이에요. 붉은 벽돌 면마다 소나무와 사슴 같은 무늬를 새겨 넣었어요. 온돌에 불을 때면 그 기운이 방바닥 아래를 지나 이런 굴뚝으로 빠져나가요. · 사진 abex (위키미디어 공용) · CC BY-SA 2.0 · 방바닥이나 아궁이가 아니라 굴뚝만 보이는 사진이에요 · 내용과 어울리는 참고 사진이에요

한 줄로 말하면아궁이에 넣은 불기운을 방바닥 아래로 지나가게 해서 방을 데워요.

은 우리나라의 바닥 난방이에요. 부엌이나 방 바깥의 아궁이에 불을 때면, 그 불기운이 방바닥 아래를 지나 굴뚝으로 나가요.

국가유산청은 온돌을 이렇게 설명해요. 연기를 높은 굴뚝으로 바로 내보내지 않고 불을 눕혀 기어가게 만들어서, 그 위를 깔고 앉아 쓰는 난방이라고요.

그래서 온돌방에는 두 가지 자리가 생겨요. 아궁이에 가까워 특히 따스한 쪽을 , 아궁이에서 먼 쪽을 윗목이라고 불렀어요.

같은 방인데도 두 자리의 온도가 달라요. 이불을 덮어 둔 아랫목에 밥그릇을 묻어 두는 일도 흔했어요.

온돌은 아주 오래된 방식이에요. 한반도 곳곳에서 원시적인 온돌 자리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약 2천 년 넘게 이어져 온 것으로 봐요.

2018년 4월 30일에 온돌문화가 국가무형유산이 됐어요. 전통 생활관습 가운데 주생활로 분류돼요.

이 지정에는 남다른 점이 하나 있어요. 기능을 이어받은 사람이나 단체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온돌은 특정한 장인의 솜씨가 아니라 온 나라 사람이 함께 써 온 생활 문화이기 때문이에요.

지금 우리가 사는 아파트의 바닥 난방도 뿌리는 여기예요. 아궁이 대신 보일러가, 불기운 대신 뜨거운 물이 바닥 아래를 지날 뿐이에요.

가장 뜨거운 곳에서

4꼭지
03
가장 뜨거운 곳에서대전 유성구 · 2007년 완공

1억 도와 영하 270도가 한 장치 안에 있어요

대전에 «인공 태양»이라고 불리는 장치가 있어요. 안에서 가장 뜨거운 곳과 가장 차가운 곳이 몇 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아요.

한 줄로 말하면1억 도가 넘는 플라즈마와 영하 270도로 식힌 자석이 한 장치 안에 있어요.

48초KSTAR가 이온 온도 1억 도 플라즈마를 유지한 시간 (2024년 3월 발표)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있어요. 여기에 KSTAR라는 커다란 연구 장치가 놓여 있어요.

KSTAR는 1995년 12월에 짓기 시작해 2007년 8월에 완성했어요. 지름 9.4미터, 높이 9.6미터, 무게 1,000톤이에요. 사람 키의 다섯 배가 넘는 쇠 덩어리예요.

이 장치가 하는 일은 아주 뜨거운 를 만들어 붙잡아 두는 거예요. 연구원이 세운 목표는 1억 도가 넘는 플라즈마를 300초 동안 유지하는 것이에요. 2024년 3월에는 이온 온도 1억 도인 플라즈마를 48초 동안 운전했다고 알렸어요.

이렇게 오래 버틸 수 있게 된 데에는 까닭이 있어요. 장치 안에서 플라즈마와 맞닿는 부품을 텅스텐으로 바꿨거든요. 같은 열을 받아도 표면 온도가 올라가는 정도가 예전 부품의 4분의 1쯤이에요.

그런데 이 장치의 진짜 놀라운 점은 다른 데 있어요. 1억 도를 만드는 바로 그 장치 안에, 아주 차갑게 식혀 둔 자석이 함께 들어 있어요.

플라즈마를 가두는 일은 자석이 맡아요. KSTAR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나이오븀틴이라는 재료로 만든 을 쓴 장치예요. 이 자석은 아주 차갑게 식혀 두어야 제 일을 해요.

얼마나 차가울까요. 연구원이 밝힌 장치의 성능표에는 영하 270도까지 식히는 냉각 능력이 적혀 있어요.

1억 도와 영하 270도 사이에 열이 마구 오가면 둘 다 망가져요. 그래서 이 장치를 만드는 일은 «뜨겁게 만드는 일»인 동시에 «열을 막는 일»이에요. 물론 전문 연구자들이 두꺼운 설비와 안전장치를 갖추고 하는 일이에요.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밝힌 KSTAR의 규모와 목표예요
KSTAR의 숫자얼마나
지름9.4m
높이9.6m
무게1,000t
건설 기간1995년 12월 ~ 2007년 8월
목표 온도와 시간1억 도 이상, 300초
04
가장 뜨거운 곳에서우리나라 · 불이 난 곳이면 어디든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옷

불이 나면 모두가 밖으로 나와요. 그 반대쪽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이 입는 옷은 보통 옷이 아니에요.

박물관에 전시해 둔 방열복이에요. 겉감이 은빛으로 번쩍이고, 두꺼운 장갑을 낀 손이 물을 뿌리는 관창을 쥐고 있어요.

박물관에 전시해 둔 방열복이에요. 겉감이 은빛으로 번쩍이고, 두꺼운 장갑을 낀 손이 물을 뿌리는 관창을 쥐고 있어요. · 사진 Krishna Chaitanya Velaga (위키미디어 공용) · CC BY-SA 4.0 · 우리나라 소방서가 아니라 인도 비샤카 박물관에 전시된 방열복이에요 · 내용과 어울리는 참고 사진이에요

한 줄로 말하면소방관의 옷은 여러 겹으로 되어 있고, 겉감이 열을 되비쳐 내요.

불이 아주 크게 나서 열이 몹시 셀 때 소방관이 입는 옷을 이라고 해요. 겉이 은빛으로 번쩍이는 그 옷이에요.

방열복은 한 겹이 아니에요. 열에 잘 견디는 아라미드 섬유 표면에 알루미늄을 입힌 겉감, 열에 강한 섬유로 된 중간층, 그리고 안감까지 여러 겹으로 만들어요.

겉감이 은빛인 데에는 까닭이 있어요. 한국소방안전원은 이 단단한 섬유 조직이 뜨거운 열을 되비치고 막아 주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해요.

방열복이 막아 주는 것은 열만이 아니에요. 곧바로 닿는 불꽃, 높은 온도, 뜨거운 수증기, 화학 약품, 전기까지 막아요.

그러니까 이 옷 한 벌이 여러 가지 위험을 한꺼번에 맡고 있는 셈이에요.

그래도 이것은 옷을 입는 문제가 아니라 훈련의 문제예요. 어떤 장비를 언제 쓰는지, 언제 물러나야 하는지를 오래 익힌 사람만 그 안으로 들어가요.

불은 어른도 함부로 다가가지 않아요. 불이 난 것을 보면 가까이 가지 말고 119에 알리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에요.

05
가장 뜨거운 곳에서미국 NASA · 2014년 첫 시험비행

타면서 몸을 지키는 방패

우주에서 돌아오는 우주선은 공기와 부딪치며 엄청나게 뜨거워져요. 그 열을 막는 방법은 놀랍게도 «타는 것»이에요.

달을 돌고 돌아온 오리온의 열 방패예요. 까맣게 그을리고 군데군데 깎여 나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

달을 돌고 돌아온 오리온의 열 방패예요. 까맣게 그을리고 군데군데 깎여 나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 · 사진 NASA (위키미디어 공용) · 퍼블릭 도메인

한 줄로 말하면우주선 바닥의 방패는 일부러 타면서 우주선 안을 지켜요.

약 화씨 4,000도2014년 첫 시험비행 때 오리온 열 방패 표면 온도 (섭씨 약 2,200도)

NASA의 우주선 오리온은 2014년 12월에 사람을 태우지 않고 첫 시험비행을 했어요. 지구를 두 바퀴 돌고 돌아오는 비행이었어요.

돌아올 때가 가장 어려워요. 우주선이 지구의 공기 속으로 들어오면 앞쪽이 아주 뜨거워져요. NASA는 이 첫 시험비행에서 오리온 바닥 재료의 표면이 약 화씨 4,000도까지 올라갔다고 밝혔어요. 섭씨로는 약 2,200도예요.

오리온 바닥에는 지름 약 13피트, 그러니까 4미터쯤 되는 둥근 가 붙어 있어요. 벌집처럼 생긴 틀에 애브코트라는 재료를 채워 만들었어요.

이 재료는 열을 견디기만 하는 것이 아니에요. 뜨거워지면 겉이 까맣게 타면서 조금씩 깎여 나가요. 깎여 나간 만큼 열도 함께 떨어져 나가요.

그래서 돌아온 오리온의 방패는 새것이 아니에요. 까맣게 그을리고 군데군데 부서져 있어요. 방패가 제 몫을 했다는 표시예요.

그 뒤로도 오리온은 계속 날았어요. 2022년에는 사람 없이 달 둘레를 돌고 돌아왔어요. 달에서 돌아올 때는 더 빠르고 더 뜨거워요.

이 방패는 한 번 쓰면 그것으로 끝이에요. 다음 비행에는 새 방패를 만들어 붙여요.

06
가장 뜨거운 곳에서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 발사할 때마다

발사대에 물을 쏟아붓는 까닭

누리호가 올라가는 장면을 보면 로켓 아래에서 흰 김이 엄청나게 뿜어 나와요. 그건 연기가 아니라 물이에요.

2021년 10월,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를 막 떠나는 누리호예요. 초록색 발사대 옆으로 엔진 불길이 뻗고, 그 둘레로 흰 김과 연기가 크게 퍼지고 있어요.

2021년 10월,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를 막 떠나는 누리호예요. 초록색 발사대 옆으로 엔진 불길이 뻗고, 그 둘레로 흰 김과 연기가 크게 퍼지고 있어요. ·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위키미디어 공용) · 공공누리 제1유형

한 줄로 말하면로켓 엔진에서 뿜어 나오는 뜨거운 화염을 냉각수를 뿌려 식혀요.

전라남도 고흥군에 나로우주센터가 있어요. 2009년 6월 12일에 준공했고, 그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세 번째로 우주센터를 가진 나라가 됐어요.

센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발사대예요. 로켓을 세워 두고, 연료를 넣고, 신호에 맞춰 놓아 주는 자리예요.

액체 로켓 엔진에 불이 붙으면 아래로 아주 뜨거운 화염이 뿜어 나와요. 그대로 두면 발사대가 견디지 못해요.

그래서 발사대에는 이 있어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것을 «발사 시 액체 로켓 엔진에서 뿜어 나오는 고온의 화염을 식히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해요.

발사 순간에 로켓 둘레로 피어오르는 흰 것은 이 물이 한꺼번에 김으로 바뀐 거예요. 연기가 아니라 김이에요.

누리호를 쏘는 제2발사대는 각 층의 바닥 넓이를 더하면 약 5,667제곱미터예요. 안에는 배관이 약 1.5킬로미터, 전선이 약 140킬로미터 들어가 있어요.

제2발사대는 일부 장치의 첫 모양을 잡는 일을 빼고는 모든 과정을 국내 기술로 만들었어요. 2008년에 완공된 제1발사대보다 규모가 1.5배쯤 커졌어요.

나로우주센터에는 우주과학관도 있어요. 상설 전시관과 실물 전시관, 3D 영상관을 갖추고 있어서 직접 가서 볼 수 있어요.

열을 막는 재료와 방법

4꼭지
07
열을 막는 재료와 방법미국 NASA · 우주 탐사에 쓴 재료

거의 다 공기인 고체

손바닥에 올려도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파란 덩어리가 있어요. 만져 보면 딱딱한데, 속은 거의 다 공기예요.

얇은 에어로젤 판 위에 크레파스를 올려 두고 아래에서 불꽃을 쏜 모습이에요. 판 아래는 불꽃이 닿는데 위의 크레파스는 녹지 않았어요. 연구실에서 전문가가 한 실험이에요.

얇은 에어로젤 판 위에 크레파스를 올려 두고 아래에서 불꽃을 쏜 모습이에요. 판 아래는 불꽃이 닿는데 위의 크레파스는 녹지 않았어요. 연구실에서 전문가가 한 실험이에요. · 사진 NASA/JPL-Caltech (위키미디어 공용) · 퍼블릭 도메인 · 같은 NASA 실험을 성냥 대신 크레파스로 찍은 사진이에요

한 줄로 말하면거의 다 공기로 이루어진 고체가 있어요. 열을 가장 잘 막는 고체예요.

99.8%에어로젤에서 공기가 차지하는 비율

은 규소로 된 고체예요. 그런데 NASA는 이 재료가 99.8퍼센트가 공기라고 설명해요. 고체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할 만큼 속이 비어 있어요.

그래서 아주 가벼워요. 에어로젤은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고체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라 있어요. 기네스가 인정한 기록만 열다섯 가지예요.

더 중요한 것은 열을 막는 힘이에요. NASA는 에어로젤이 모든 고체 가운데 열을 가장 잘 막는다고 밝혔어요. 가장 좋은 유리섬유와 견주어도 세 배나 잘 막아요.

NASA가 찍은 사진 가운데 유명한 것이 있어요. 에어로젤 판 위에 크레파스를 올려 두고 아래에서 불꽃을 쏘는 사진이에요. 판은 달아오르는데 위의 크레파스는 녹지 않아요.

물론 이건 연구실에서 전문가가 장비를 갖추고 한 실험이에요. 불을 다루는 일은 혼자 흉내 낼 수 없어요.

에어로젤은 열을 막는 일 말고 다른 일에도 쓰였어요. NASA의 스타더스트라는 탐사선은 에어로젤 덩어리로 혜성에서 나온 아주 빠른 알갱이와 우주 먼지를 붙잡았어요.

부서지기 쉬운 먼지 알갱이를 망가뜨리지 않고 잡으려면 천천히 멈춰 세워야 해요. 거의 다 공기인 이 재료가 그 일을 해냈어요.

열을 막는 데도 쓰이고 먼지를 잡는 데도 쓰이는 까닭은 같아요. 속이 거의 비어 있기 때문이에요.

08
열을 막는 재료와 방법국제우주정거장 · 우주 유영을 할 때마다

열여섯 겹으로 지은 옷

우주복은 두꺼운 옷 한 벌이 아니에요. 얇은 천을 여러 겹 겹쳐 만든, 몸에 입는 아주 작은 집이에요.

우주 유영 중인 우주인이에요. 겉에서는 한 벌로 보이지만 부드러운 부분은 천을 열여섯 겹까지 겹쳐 만든 것이에요.

우주 유영 중인 우주인이에요. 겉에서는 한 벌로 보이지만 부드러운 부분은 천을 열여섯 겹까지 겹쳐 만든 것이에요. · 사진 NASA · Michael Fossum (위키미디어 공용) · 퍼블릭 도메인 ·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국 NASA의 우주복이에요. 아래쪽에 성조기 무늬가 보여요

한 줄로 말하면우주복은 열여섯 겹까지 겹쳐 만들고, 안쪽에는 찬물이 흐르는 관이 있어요.

화씨 −250도 ~ 250도NASA가 밝힌 우주 유영 중 온도 범위 (섭씨 약 −157도 ~ 121도)

우주선 밖으로 나가 움직이는 우주 유영을 할 때 우주인이 입는 옷을 NASA는 «선외 활동 장치»라고 불러요. 이 옷의 부드러운 부분은 열여섯 겹까지 되는 천을 겹쳐 만들어요.

왜 그렇게 겹칠까요. 우주 유영 중에는 온도가 몹시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NASA는 우주 유영 중 온도가 화씨 영하 250도에서 햇빛 아래 화씨 250도까지 달라질 수 있다고 알려요. 섭씨로 바꾸면 영하 약 157도에서 약 121도예요.

그래서 여러 겹 가운데 몇 겹은 오로지 열을 막는 몫이에요. NASA는 이 겹들이 보온병처럼 옷 안의 온도를 지켜 준다고 설명해요.

막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사람 몸에서도 열이 나니까요. 우주복 안에는 몸에 딱 붙는 속옷이 한 겹 더 있어요.

이 속옷에는 가느다란 관이 약 300피트, 그러니까 90미터 넘게 짜여 들어가 있어요. 그 관으로 차가운 물이 흘러요.

머리와 손과 발을 뺀 온몸을 이 관이 감싸요. 흐르는 찬물이 몸의 온도를 맞춰 주고 남는 열을 데리고 나가요.

즉 우주복은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요. 바깥의 열은 겹으로 막고, 안에서 생기는 열은 물로 내보내요.

09
열을 막는 재료와 방법서울 · 5월 초에 심어 10월 말에 걷어요

창가에 기른 초록 커튼

여름에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막는 방법은 여러 가지예요. 그 가운데 하나는 창가에 식물을 심어 기르는 거예요.

건물 창가를 타고 올라간 덩굴식물이에요. 아래 화단에서 올라온 줄기 두 가닥이 3층 높이까지 뻗어 있어요. 창 전체를 덮을 만큼 자란 것은 아니에요.

건물 창가를 타고 올라간 덩굴식물이에요. 아래 화단에서 올라온 줄기 두 가닥이 3층 높이까지 뻗어 있어요. 창 전체를 덮을 만큼 자란 것은 아니에요. · 사진 Takaaki Kurosawa (위키미디어 공용) · 퍼블릭 도메인 · 서울시 그린커튼이 아니라 일본의 한 학교에 만든 것이에요 · 내용과 어울리는 참고 사진이에요

한 줄로 말하면창가에 덩굴식물을 길러 여름 햇빛을 막는 일을 그린커튼이라고 해요.

4~5℃서울시가 열화상으로 본 그린커튼의 실내 체감 온도 차이

서울특별시는 만드는 방법을 지침으로 정리해 두었어요. 건물 창가에 녹색 식물을 심어 여름철 햇빛을 막는 일이에요. 녹색커튼이라고도 불러요.

심는 식물은 덩굴식물이에요. 나팔꽃, 풍선초, 유홍초, 여주 같은 것들이에요. 줄을 타고 위로 올라가면서 창을 덮어요.

아무 건물에나 하는 것은 아니에요. 서울시 지침은 높이 10미터 안팎의 건물을 대상으로 해요. 그보다 높으면 식물이 제때 다 올라가지 못하고, 센 바람에 사고가 날 수도 있어서예요.

효과는 세 갈래로 정리돼 있어요. 여름철 햇빛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실내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 전기를 아끼고, 식물이 물을 내보내면서 둘레 온도를 낮춰요.

서울시는 열화상 카메라로 효과를 재어 보기도 했어요. 그 결과 실제로 느끼는 실내 온도가 4~5도 낮은 것으로 봤어요.

덤으로 따라오는 것도 있어요. 길가의 소음이 줄고 먼지를 막아 주고, 꽃과 열매를 철마다 볼 수 있어요.

그린커튼에는 달력이 있어요. 5월 초에 시설을 세우고 씨를 심고, 5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물과 거름을 주고, 10월 말에 걷어요. 한 해 한 번 새로 만드는 커튼이에요.

더 크게 보면 나무도 같은 일을 해요.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이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을 3~7도 낮추고 습도는 9~23퍼센트 높인다고 밝혔어요.

10
열을 막는 재료와 방법짐바브웨 하라레 · 도심 한가운데

에어컨 없이 지은 쇼핑센터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 지붕마다 굴뚝이 줄지어 선 건물이 있어요. 이 건물에는 에어컨이 없어요.

하라레 도심에 있는 이스트게이트 센터예요. 지붕 위에 줄지어 선 짧은 기둥들이 공기가 빠져나가는 굴뚝이에요.

하라레 도심에 있는 이스트게이트 센터예요. 지붕 위에 줄지어 선 짧은 기둥들이 공기가 빠져나가는 굴뚝이에요. · 사진 David Brazier (위키미디어 공용) · CC BY-SA 3.0 · 우리나라가 아니라 아프리카 짐바브웨 하라레에 있는 건물이에요

한 줄로 말하면흰개미 집을 본떠 지어서 에어컨 없이 지내는 건물이 있어요.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짐바브웨 하라레에 있는 쇼핑센터 겸 사무실 건물이에요. 설계할 때 흰개미 집을 본떴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 건물이 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재료고 다른 하나는 굴뚝이에요.

건물에 쓴 재료는 열을 품어 두었다가 내놓는 성질이 커요. 낮에 더워진 기운을 품고 있다가 서늘한 때에 내놓는 식이에요.

그리고 아래층 가게와 사무실에서 생긴 열이 위로 올라가면, 지붕에 뚫린 굴뚝으로 빠져나가요. 사진에서 지붕 위에 줄지어 선 것들이 그 굴뚝이에요.

그 덕분에 이 건물은 에어컨을 사지 않았어요. 3,500만 달러가 든 건물인데, 에어컨을 들이지 않아 처음 드는 비용의 10퍼센트를 아꼈어요.

그런데 본떴다는 흰개미 집 쪽은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오랫동안 사람들은 흰개미 집이 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지켜 준다고 생각했어요.

최근 연구는 다르게 봐요. 흰개미 집은 온도를 지키는 장치라기보다, 땅속 둥지의 공기를 바꿔 주는 허파 같은 기관에 가깝다는 거예요.

그러니 이 건물은 «흰개미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라기보다, «흰개미를 보다가 사람이 새 방법을 찾아냈다»는 이야기에 가까워요. 흰개미 집이 정말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지금도 연구 중이에요.

더 찾아볼 곳

여기서부터 스스로 더 찾아볼 수 있어요
  • 국가유산포털

    석빙고와 온돌문화를 이름으로 찾아보면 어디에 있는지, 언제 지정됐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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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대전에 있는 KSTAR가 어떤 장치인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연구원이 직접 올려 둔 글로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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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전남 고흥에 있어요. 발사대와 누리호를 전시로 만날 수 있고, 직접 가서 볼 수 있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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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중앙과학관

    대전에 있는 과학관이에요. 온도와 열을 다루는 전시물을 직접 보고 만져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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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청

    소방관이 입는 옷과 쓰는 장비가 어떤 것들인지, 불이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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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SA Spinoff

    에어로젤처럼 우주에서 쓰려고 만든 기술이 우리 생활로 내려온 이야기를 모아 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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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 사전

본문에서 밑줄 친 말에 손가락을 올리면 뜻이 떠요
석빙고
겨울에 뜬 얼음을 넣어 두던 돌 창고예요. 경주·안동·창녕·청도 등에 남아 있어요.
왕겨
벼를 찧을 때 나오는 껍질이에요. 석빙고에서 얼음 사이에 넣어 열을 막는 데 썼어요.
온돌
아궁이에 불을 때서 그 기운이 방바닥 아래를 지나가게 만든 우리나라의 바닥 난방이에요.
아랫목
온돌방에서 아궁이에 가까워 특히 따뜻한 자리예요. 아궁이에서 먼 쪽은 윗목이라고 해요.
단열
열이 드나드는 것을 막는 일이에요. 진흙·왕겨·에어로젤처럼 열을 잘 막는 재료를 단열재라고 해요.
플라즈마
아주 뜨겁게 달군 상태의 물질이에요. KSTAR는 1억 도가 넘는 플라즈마를 붙잡아 두는 장치예요.
초전도 자석
아주 차갑게 식혀 두어야 제 일을 하는 자석이에요. KSTAR에서 플라즈마를 가두는 일을 맡아요.
방열복
열이 몹시 센 불 앞에서 소방관이 입는 옷이에요. 알루미늄을 입힌 겉감이 열을 되비쳐 내요.
열 방패
우주선이 지구로 돌아올 때 바닥에 붙이는 방패예요. 타면서 깎여 나가 열을 데리고 가요.
냉각수 분사 시스템
로켓을 쏠 때 뿜어 나오는 뜨거운 화염을 식히려고 발사대에서 물을 뿌리는 장치예요.
에어로젤
99.8퍼센트가 공기인 고체예요. 고체 가운데 열을 가장 잘 막고, 세상에서 가장 가벼워요.
그린커튼
건물 창가에 덩굴식물을 심어 여름 햇빛을 막는 일이에요. 녹색커튼이라고도 불러요.
도시숲
도시 안에 있는 숲이에요.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을 3~7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어요.

1억 도와 영하 270도 사이
여기 실은 자리들은 대부분 이름과 주소가 있어요. 경주 석빙고도, 대전의 KSTAR도, 고흥의 나로우주센터도 지도에서 찾을 수 있고 몇 곳은 직접 가 볼 수도 있어요. 숫자와 연도는 그 일을 하는 기관이 직접 올려 둔 글에서 가져왔고, 아래 「찾아본 곳」을 누르면 그 글로 바로 갈 수 있어요. 불과 뜨거운 것이 나오는 이야기가 많은데, 모두 전문가가 장비를 갖추고 하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이 호는 여러분 대신 정리해 주는 곳이 아니라, 여러분이 골라 쓸 수 있도록 모아 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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